푸틴 만난 바이든… 유럽 달래고 '對中 공세' 화력 높였다

미-러 스위스서 정상회담 나토 회원국에겐 중국보다  러시아가 직접적 견제 대상 바이든, 회담 전부터 계획 공유"협력점 찾고 레드라인 설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렁주' 고택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이 회담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조 바이든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2011년 3월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당시 바이든은 미 부통령이었고 푸틴은 러시아 총리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뒤 동맹국들과 러시아에 대한 대응 수위 조절에 나선다.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연합(EU) 정상회의와 전후 양자회담을 가진 데 이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일주일간 이어진 외교 일정을 마무리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나토 정상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예정한 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세계의 이익에서 상호 이익을 어디에 둘지 결정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협력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 레드라인은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미러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2020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랜섬웨어 등 잇단 사이버 공격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 △우크라이나 주권 등에서 대립각을 세웠다.이번 대화에서 미 정부가 목표한 것처럼 러시아와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이뤄낼 수만 있다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공세에 집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그렇지만 나토 정상들에게 있어 중국보다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가 보다 직접적이고 우선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 나토 자체가 냉전 시기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진영에 대항해 만들어진 안전 보장 기구이기도 하다.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토 국가들에게 관련 계획을 공유하고, 러시아가 여전히 미국의 우선순위에 들어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기도 했다.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 시기 나토 정상들에게 가해진 '군사비 인상 행패' 관련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최근 독일과 러시아의 천연가스 운송사업인 노드스트림2 제재도 철회하며 유럽 달래기에 나섰다.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이번 미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30개 회원국 가운데 12개국 정상의 지지를 받아냈고,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개국과 폴란드 정상도 만났다. 유럽으로 출발하기 전에는 현재 러시아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했다.심지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도 조우했다. 터키는 러시아 방공 시스템을 구입해 미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반면 러시아는 중국과 잇따라 접촉하면서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전날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만나 한반도 정세에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류샤오밍 대표는 지난 7일에도 러시아 측 파트너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통화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 문제 해결에 공동보조를 맞추겠다고 약속했다.러시아와 중국은 전략적·군사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G7과 나토의 공동성명은 미국과 러시아 간 적대감을 더 키웠고, 미러 정상회담은 이러한 상황을 거의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는 2026년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과 관련한 무기 통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다만 미국은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개통되면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더 높아져 러시아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시험할 것이고, 중국·러시아 관계를 갈라놓으려는 의도 속에서 푸틴 대통령과 교류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날로먹고 구워먹는 금융이슈 [파인애플]▶ 모(毛)아 모아 [모아시스]▶ 헉! 소리나는 스!토리 뉴스 [헉스]※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