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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무함마드 왕세자 ‘주먹인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해변 도시 제다의 왕궁에 도착해 마중 나온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제다=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중동 방문을 계기로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 지역에서 미·중·러 삼국의 각축전이 가열되고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13∼16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을 통해 중·러 및 지역 강국인 이란 견제와 석유 증산을 시도했으나 구체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3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중동 지역을 떠나 그 공간을 중국, 러시아, 이란이 채우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중동 지역에서 미국은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천명한 것이다.GCC+3 정상회의에는 걸프만 연안 산유국인 사우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6개 GCC 회원국 정상에 더해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3개국 수뇌가 참여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문제와 관련 “국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우리는 동의했다”며 “에너지 생산업체들은 이미 증산했으며 향후 몇 달씩 벌어질 일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이는 다음달 3일 러시아 등까지 포함한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회의 때 증산 결정을 해줄 것을 기대한 발언이었으나 사우디 측은 미온적이다. 사우디 실력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는 이미 최대 생산 능력치인 하루 1300만배럴까지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넘어서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에 대한 대응 협력도 거론했으나 손에 넣는 것은 없었다.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문제와 관련해 인권정책 후퇴라는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강행한 중동 방문에서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옴에 따라 국내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슈끄지는 2018년 결혼 서류 문제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주재 사우디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잔혹하게 살해당했다.바이든 대통령은 15일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사우디에 도착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악수 대신 주먹 인사를 나누며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왕세자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카슈끄지 암살 문제와 관련해 “나는 미국 대통령이 인권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에 모순된다는 것을 매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며 “나는 항상 우리의 가치를 옹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홍해 연안 제다의 알 살람 궁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제다=AFP연합뉴스무함마드 왕세자는 카슈끄지 암살사건에 개인적 책임이 없다며 관련자에 대한 조치는 이미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오히려 미군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과 이스라엘군에 의한 팔레스타인계 미국 언론인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 피격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의 인권 문제를 지적했다고 CNN이 보도했다.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미국과 반목하는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튀르키예와 3국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앞서 16일 러시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미사일탑재 드론(무인기)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한 달간 최소 두 차례 이란을 방문했다고 주장했다.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순방 중이던 15일 파이살 미크다드 시리아 외무장관과의 영상회담에서 “미국과 서방은 과거의 오랜 악습을 고쳐야 한다”며 “걸핏하면 제멋대로 중동의 일에 간섭하고 자신들 기준으로 이 지역을 개조하려고 시도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16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