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새 쓰레기 소각장 난지도 지하에 짓기로…마포구는 반발

서울시가 새 쓰레기 소각장(자원회수시설)을 기존 마포구 난지도 소각장(마포자원회수시설)을 지하화해 시설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짓기로 했다. 새 지하 시설은 2026년까지 완공하고, 현재 지상 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해 공원 등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마포구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추진”이라며 “전면 백지화하라”고 반발했다.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옆 신규 부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는 31일 “자원회수시설이 신설될 부지는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 평가를 거쳐 서울 전역 후보지 36곳 중 현재 마포자원회수시설 위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이번 자원회수시설 신설은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2026년부터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는 데 대비하는 차원이다. 서울 생활폐기물은 하루 평균 약 2000t 나오는데, 현재 시내 소각장 4곳에서 소각 용량은 하루 1000t 수준에 불과해 나머지 1000t은 직매립되고 있다. 이에 서울에 새 소각장을 설치할 필요가 제기됐다.새 자원회수시설은 쓰레기를 하루 1000t씩 소각할 능력을 갖추도록 2026년까지 현재 난지도 소각장 지하에 지어질 예정이다. 지상에 위치한 기존 소각장(하루 처리용량 750t)은 2035년까지 철거해, 이후 지상 공간은 공원 등 주민편의시설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2026~2035년엔 두 소각장을 함께 가동한다.이번 부지 선정의 이유는 “입지, 사회, 환경, 기술, 경제 등 총 5개 평가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 서울시는 “새 시설에 배출가스를 법적 허용기준보다 10배 적게 배출하도록 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오염 방지 설비와 최첨단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부지 선정에만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각 지역에서 반대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서울시는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시설 부지를 두 차례 공모했으나, 소각장 설치를 원하는 자치구는 한 곳도 없었다. 결국 2020년 11월부터 주민 대표, 전문가, 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가 구성돼 현재까지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서울시는 이번 결정에 대한 일종의 보상책으로 새 시설 부지 인근 주민들에게 약 1000억원 규모로 수영장, 놀이공간 등 주민 의견을 반영한 주민편익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주변 공원이나 수변 공간과 잘 어울리도록 만들어 서울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또 서울시는 연간 약 100억원 기금을 조성하여 주민복리증진과 지역발전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서울시는 주민 설명회를 열고 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주민소통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방식으로 주민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그러나 새 시설이 들어서는 마포구는 서울시 발표에 대해 “자원회수시설 설치 전면 백지화 및 철회를 촉구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절차를 진행해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구민과 합심해 입지 선정 결정 철회를 위한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금요일(26일) 저녁에 최종 결정이 나서 마포구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해명했다.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서울 시민 전체의 공익을 위한 필수 사업인 만큼 마포구 주민 여러분께 이해와 도움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또 오 시장은 “(자원회수시설을) 새롭게 만든다고 보지 마시고, 용량을 늘리고 기존에 있는 시설을 없앤다 이런 관점으로 봐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