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6일 운항 계획 항공편 776편 중 248편 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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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보수당 총리 최종 결선 투표에서 리즈 트러스에 패배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5일(현지시간) 승리한 트러스가 연단에 오르는 것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신임 영국 총리로 당선한 리즈 트러스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좌파적 정치활동을 시작했으나 우파로 변신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강력히 주장한 정치인이라며 EU가 영국과 관계가 악화할 것을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트러스는 전임 3명의 총리 정부에서 6번 장관으로 재임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내각에서는 외교장관으로 11개월 재임했다. 그러나 런던시장 출신이고 신문 칼럼니스트였으며, 뛰어난 연설 솜씨를 보이고 발뺌에 능숙했던 존슨 전 총리만큼 영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트러스는 계속 노선을 바꿔왔다.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브렉시트를 강력히 옹호했다. 지지자들은 이같은 변신이 2016년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확정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그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변신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트러스는 자신을 "야심가"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성공한 여성에게 늘 하는 비판이라고 대응해왔다. 러시아는 물론 EU에서도 비호감트러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강경한 입장이다. 영국에서 호화생활하는 러시아 부호들에 대한 제재도 주도했다. 그러나 발언이 일관되진 않았다. 전쟁 초기 BBC와 인터뷰에서 영국인들이 "당연히" 우크라이나에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영국 국방 관련자들이 완강히 반대한 일이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트러스가 전쟁의 기본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방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트러스와 지난 2월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그가 로스토프와 보로네즈가 러시아 영토인지 우크라이나 영토인지도 혼동했다면서다. 영국 당국자들은 트러스가 라브로프의 말을 잘못 알아들었을 뿐이며 라브로프의 주장은 침공을 무마하려는 선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었다. 트러스는 EU에서도 인기가 없다. 그는 영국과 EU 사이의 불편한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선동가요 반유럽 기회주의자로 간주된다. 트러스는 지난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친구냐 적이냐"를 두고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영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에 대한 비난이었다. 마크롱은 "프랑스와 영국이 우방인지 적국인지를 말할 수 없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반응했다. 1년 전 외교장관이 됐을 때 유럽에선 트러스를 믿을 만한 파트너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트러스는 브렉시트 이후 상황에 대한 협정 중 북아일랜드 관련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부쳐 유럽 당국자들을 화나게 했다. 외교장관 취임 첫날부터 신뢰를 잃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는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불편한 일은 없었다.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려 했지만 미 정부가 서두르지 않았다. 미국도 북아일랜드 관련 조항 개정에 대해 우려했었다. 감세 주장으로 보수당 장악47세인 트러스는 물가상승률이 10%를 넘고 영란은행은 연말에 영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세금을 감면하고 정부 지출을 늘리겠다고 주장했다. 그 같은 주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번 총리 선거는 총선이 아니라 영국 인구의 0.3%에 불과한 보수당 당원 17만2437만명이 참여한 것이다. 대부분 나이 들고 부유하며 95% 이상 백인인 이들은 영국 전체에서 상대적으로 우파다. 유권자들은 결선투표에 오른 트러스와 사임으로 존슨 전 총리 축출을 촉발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다. 트러스의 남동생 프랜시스는 지난 2017년 BBC에서 항상 자신감이 넘치고 주장이 강했다면서 심지어 모노폴리 게임을 하면서도 지는 걸 싫어했다고 했다. "지는 꼴을 못보는 사람이다. 어떻게든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곤 했다"고 했다. 이번에도 트러스는 승리의 길을 찾아냈다. 조너선 통 리버풀대 정치학자는 "트러스는 보수당원들이 듣고 싶은 것을 말했다"고 했다. 감세 주장은 보수당원들에게 "맛있는 고기를 던져준 것"인데 비해 수낵은 물가 진정을 주장했다. 서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존슨에 충성을 다하는 모습도 도움이 됐다. 존슨이 총리 경선에 나섰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컸다. 진보주의자에서 보수주의자로 변신하면서 폈던 강경한 주장들트러스는 수낵에 비해 어렵게 성장한 것이 유리했다. 계급 문제에 민감한 영국에서 수낵이 값비싼 교육을 받았음을 지적하면서 자신은 "기대치가 낮고 교육 내용이 형편없고 기회도 없는" 리즈의 고등학교 출신임을 대비시켰다. 또 자신의 성장과정이 "내가 보수주의자가 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좌익 행동가"라고 밝혔다. 아버지는 리즈대 수학교수였고 어머니는 간호사로 핵폐기운동 현지 지도자였다고 했다. 트러스의 출신 고등학교에 대한 설명에 대해 반박하는 교사들과 학생들이 있다. 트러스보다 1년 고등학교 후배인 데이브 헨드리는 트러스 설명에 동의하지 못한다면서 "선생님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트러스는 보충수업을 받으며 옥스포드에 진학할 수 있었다. 트러스는 정치적 주장만 내세운 것"이라고도 했다. 트러스는 옥스포드에서 역대 총리들과 마찬가지로 정치학, 철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옥스포드대 중도좌파 자민당의 대표였으며 1994년 영국 왕정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날 때부터 지배받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트러스는 왕실이 영국에 "필수적"이라고 말해왔다. 당시 트러스의 자민당 동료였으며 현재 자민당 자문위원인 닐 포셋은 "함께 일하기 정말 힘든 사람이었다. 너무 주장이 강하고 고집스러워 잘못인 줄 알면서도 생각을 바꾸는 적이 없었다. 그의 신념이 뭔지를 도무지 알기 어렵다. 언제나 청중들에 맞춰 강경주장만 폈다"고 말했다. 옥스포드에서 트러스 지도교수였던 마크 스티어스도 한 기고문에서 트러스가 "툭하면 놀래켰다. 자신이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걸 의식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러스는 토니 블레어나 데이비드 카메론 같은 언론 감각이 없다. 고든 브라운 같은 단호함도, 마가렛 대처같은 끈질긴 장기 비전도 없다. 강경한 주장을 펴다가 눈하나 깜짝 않고 다른 강경입장으로 바꾸는 점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했다. 트러스는 1966년 BBC 방송에서 "어렸을 때 논쟁을 즐겼고 새로운 사상을 탐구했으며 일을 벌이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보수당 유권자들에게 "과거의 내가 이중적이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 실수한다. 청소년기엔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나도 그랬다. 섹스도 하고 마약도 하고 록앤롤에 빠진다. 나는 자유민주당원이었다. 유감이다"라고 했다. 트러스는 이 말을 자주했고 그때마다 박수를 받았다. 어떤 총리가 될까?영국 정치는 최근 브렉시트와 총리실의 봉쇄조치 위반 파티, 스캔들 등으로 시끄러웠다. 6년새 데이비드 카메론, 테레사 메이, 보리스 존슨 총리 3명이 바뀌었다. 모두 보수당에서 축출됐다. 이를 두고 일부 보수당원들은 "보수당의 사이코드라마"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트러스 신임 총리는 다를까?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입만 까진 세일즈맨이 아니라 진지한 사람"이라며 트러스를 지지했다. "트러스는 입장이 확고하다. 솔직하게 말하고 약속을 지킨다"고도 했다. 도미닉 커밍스 존슨 총리 비서실장은 트러스가 "충동적으로 말을 흘리고" "꿍꿍이로 가득한" "인간 수류탄"이라며 존슨 총리보다 "훨씬 나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브뤼셀 권위지 폴리티코 유럽은 "리즈 트러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트러스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기에 그렇진 않을 것이다. 그가 총리에 취임하면 곧 알게 된다고 했다．